폐경기나 갱년기를 겪는 많은 여성들이 호르몬 치료(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를 고민하거나 실제로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여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안면홍조, 불면, 감정 기복, 뼈 건강 저하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입니다.
그런데 일부 여성들은 치료 중 또는 이후에 체중이 느는 듯한 변화, 특히 복부 지방 증가를 경험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폐경기 이후 몸의 변화, 왜 뱃살이 늘어날까?
우선 기억해야 할 점은, 폐경기 자체가 신체 변화의 시작점이라는 것입니다. 기초대사량이 자연스럽게 줄고, 근육량은 감소하며, 지방 분포 또한 달라집니다. 예전과 같은 식사와 활동량을 유지해도 체중이 조금씩 늘거나 체형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호르몬 치료 때문이라기보다는, 폐경이라는 생리적 전환기 자체의 결과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호르몬 치료(HRT)가 체중에 미치는 영향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호르몬 치료가 직접적으로 체중을 증가시킨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간접적인 요인들이 체중이나 복부 비만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 ① 지방 분포의 변화: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면 지방이 엉덩이·허벅지보다 복부에 저장되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 ② 대사 기능 저하: 근육량 감소와 기초대사량 저하는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HRT가 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합니다.
- ③ 인슐린 저항성: 에스트로겐은 인슐린 감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수치 변화에 따라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지방 축적이 쉬워질 수 있습니다.
- ④ 수분 저류: 프로게스테론은 체내 수분을 일시적으로 더 유지하게 만들 수 있어 체중이 늘어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즉, 체중 자체보다도 체형 변화나 체지방의 위치 이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르몬 치료를 받는 중 관리할 수 있는 방법들
호르몬 치료 중이라면, 체중 변화가 느껴지더라도 당황하기보다는 생활습관을 조금씩 조정하면서 몸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식사 습관 조절: 당분이 많은 음식, 가공식품보다는 채소, 단백질, 좋은 지방을 중심으로 구성해보세요.
- 꾸준한 활동 유지: 무리한 운동보다는 걷기, 요가, 근력운동 등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잠을 잘 자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루틴이 호르몬 균형 유지에 큰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생활 방식을 설계해나가는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전문가의 상담과 함께 건강한 루틴을 만들어보세요
호르몬 치료는 전문의의 처방과 관찰 하에 이루어지는 중요한 치료입니다. 만약 체중 증가나 복부 비만이 걱정된다면, 담당 전문의와 상의해 호르몬 용량이나 생활습관 조정 방안을 함께 모색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살이 찌는 건 아닙니다. 생활 습관, 나이, 체질 등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죠.
마무리 – 몸의 변화에 민감해지는 시기, 스스로를 더 따뜻하게
갱년기와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인생의 한 흐름입니다. 호르몬 치료를 선택했다면, 그것은 몸과 마음을 위한 건강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혹시 체중이 조금 늘거나 복부 지방이 눈에 띄더라도, 그 변화는 당신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몸이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 안정적인 수면, 부드러운 움직임, 스스로를 존중하는 루틴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 이 글은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건강과 관련된 결정은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진행하시기 바랍니다.